Seafarer's Voice

헬리콥터 선장님 썰.ssul (2부)

헬리콥터 선장님 2편 바로 이어서 갑니다.

앞의 이야기 요약 :
싱가폴에서 앵카뽑고 출항 중에 선장 발작 일으키고 기절함



그렇게 싱가폴 출항하고 다음날........ 헬리콥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오전 데이워크는 실내청소로 시작했음
그런데 선장이 칼을들고C데크 복도 천장을 쿡쿡 찌르는거임

자꾸 헬리콥터 소리가 들린데ㅋ
싱가폴출항하고 18시간... 200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서 헬리콥터 소리가 들린다??
그것도 우리 배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다고 함
거기다가 댐퍼에 카메라가 설치되어있고 일항사가 선장 본인을 죽이려고 헬리콥터 불렀고 자기 잡으러 온다고 함

하지만 여기까지면 양반임
점심시간 조금 지나서 선장은 브릿지로 올라가서 회사에 보고서를 쓰기 시작함 구라 안치고 진짜 메일쓰고 보내려고 했음
내용은.. 본선 일항사가 선장을 감시하기 위해 거주구역에 CCTV를 설치하여 감시하고, 헬리콥터를 불러 본인을 죽이려고 한다. 이런 내용임ㅋㅋ

밥먹고 일항사 이하 선원들은 회의를 시작함
일단 선장이 제정신이 아닌것 같으니 진압을 하자. 칼들고 돌아다니는데 너무 위험하다라고 판단해서 선장 포박작전이 시작됨

헤비급 타수 2명은 윙브릿지에서 브릿지로 진입해서 선장 양팔잡음
재빠른 갑판부선원과 오일러가 로프로 순식간에 선작 포박함
혹시 몰라 복도와 윙브릿지 쪽에 대기조까지 대기시킨 상태였음

그런데 의외로 선장은 덤덤했음
잡히자마자 웃으면서 일항사가 결국 일을 저지르구나 라고 하면서 덤덤히 오라를 받음
그리고나서 의자에 다리와 팔도 묶어버림
봉인된 아이젠소스케 상태로 만들어버림

<사진참고>
https://lh3.googleusercontent.com/-CzbdDa6vGOo/W9R-_endr-I/AAAAAAAFc-g/PAUs6krRERIPV2c-04yUXmKKp3wNts6IgCHMYCw/s0/2a68292a3899f5ebe3f191913f2b7c3094c65165.png


그렇게 봉인된 상태에서 의자채로 들어서 파일럿룸으로 이동함

갑판부는 모든 데이워크 중단하고 기관부 지원까지 받아서 와이퍼 타수 OS까지 2인1조로 조를 편성함
그리고 3교대로 파일럿룸에서 선장감시 당직을 시작함
선장이 봉인된 상태이기 때문에 선장 식사등 모든 수발을 다 들어줌

일항사는 육상에 연락해서 상황 설명함
회사에서는 목적지인 중국 텐진까지 올 수 없겠냐.... 아니면 오는길에 제주도에서 하선 시키겠다 이런 소리 했지만 배에서는 사태가 긴급하다고 빠른 조치를 요청함

결국 필리핀 마닐라로 회항해서 마닐라 앵카리지에 하선시킴ㅋ

하선하기 전날 정신이 잠깐 돌아왔었음
당시 한국인이 일항사, 이항사, 기관장, 일기사, 이기사가 있었는데 이상하게 실항사인 본인에게 선용금 2만몇천불과 함께 본드스토어 등... 선용금을 인수인계함
지금 생각해보면 이 양반이 날 뭘 믿고 그것도 실항사한테 이걸 맡겼나... 생각이 듬
만약 내가 그 돈 다 먹고 선장이 제정신 아닌상태에서 분실했다거나 선장이 가불에서 KTV에서 다 썻다고하면 어쩌려고 했는지 참....

아무튼 앵카리지에서 하선을 준비하는데 당시 봉인된 선장을 어떻게 양륙할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하기 시작했음
의자를 넷트로 감싸서 부식크레인을 통해 내리는 방안이 제일 괜찮은 방법이었음
의자 묶어서 맨파워로 슬랙하는건 너무 위험하니까...
그렇다고 하선하기 전에 봉인 해제하면 무슨 사고가 터질지도 모르니까 구금상태로 하선하는 방법이 최선이었음

하지만 선장은 지금 본인은 멀쩡하고 의자에 묶인 상태로 내려가는건 불명예스럽고 쪽팔리니까... 사고 안 칠거니까 좋게 하자고 함
그렇게 헬리콥터 선장님은 하선하게 됨


그럼 여기서 근본원인 분석 들어갑니다.
당시 본드 스토어 관리는 필리피노 삼항사가 아닌 실항사인 본인이 했음 필리피노 한테 본드는 못 맡기겠다는 선장 나름의 철학
그렇게 한국인 -> 필리피노로 3항사 교대되던 2월, 한국인 삼항사한테 본드 인계받을 당시 배에 소주가 약 45박스 정도 있었음
3월 재고 조사하니까 몇박스 사라짐
4월에 도크했는데도 이상하게 소주 몇 박스가 사라짐 당연히 선장이 마셨음 왜냐하면 배에 소주마시는 사람도 없고, 접대용으로 나가지도 않았으니까

즉 하루에 1~2병씩 매일 혼자 소주를 마신거임 안주도 거의 없으니 깡소주 마셨겠지
도크에 있는 동안은 KTV개근하려고 했는지 5천불이상 가불함
참고로 당시 선장 기본 본선불이 월 600불이상 되었음 하지만 아무도 안 놀아줘서 혼자 돌아다님

아무튼 저런 상태로 6개월 타니까 사람이 저상태가 되고 몸이 못 버티고 헬리콥터 선장님이 되버림

이후 관계자에게 들은 말에 따르면....
우리 헬리콥터 선장님은 열심히 선상 근무하시다가 과로로 쓰러져서 긴급하선되었다. 이렇게 소문이 나서 좋은 선장님으로 남았습니다.

헬리콥터 선장님을 양륙하고 긴급 수배한 선장님도 가관이었음
필리핀 -> 중국가는 항차만 하기로 했는데 당시 회사는 대명선원 확보가 안 되어서 그런지 1급 면허만 있는 이상한 영감님을 승선시킴

아무리 단기간이지만 풀로딩 상태의 케이프 벌크선 선장으로 2천톤 통통선 타던 선장을 모시는게 말이 됨?ㅋ
중국 투묘하는데 조종이 안 되서 트랜시버로 일항사 불러서 "일항사, 배가 안 멈춘다." 라고 하고 일항사가 트랜시버로 어스턴 쓰고 요래조래 해보세요~ 라고 알려주는 사태가 발생함ㅋ

하선할때도 짐은 뭐그리 많은지 나랑 같이 하선 했는데 선장 가방에 있는 솔라스, 콜레그, 마폴 등등 국제협약 책들을 내가 들고 하선하게됨 ㅈㄴ 무겁더라 도대체 그걸 왜 들고 다니는거임?



아 참고로 선장이 저렇게 일항사를 미워한 이유는... 우리 헬리콥터 선장님은 목전 출신으로 (구)한진해운에서 일항사를 19년이나 하신걸 매우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고 다니심ㅋ
너무 떳떳해서 당시 나로서는 저게 부끄러운거라는걸 생각도 못 했음

하지만 일항사는 한해대 나와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여러 인맥을 가지신 인품좋은 분이셨음
선장 나름의 열등감이 지나치게 있어서 그 화살이 일항사에게 돌아간듯함

이후에 소문으로 알게된 사실이지만 전 회사에서 부식비를 너무 많이 헤쳐먹은 놈이라고 소문도 났었다고 함




<여담>
2월쯤 중국 -> 호주 중 한국 여수에서 벙커받음
23시 출항인데 선장이 안 일어남
방문 잠겨있고 결국 포기
다음날 07시 아무일 없다는 듯 출항함
이미 이때부터 전조증상이 있었지만 위험성평가를 적절히 하지 못 함



헬리콥터 선장님이 내가 겪은 쓰레기 선장 No.4입니다.

No.2 이야기는 여기서...
https://www.seanet.co.kr/board/seamanVoiceView.html?autono=271&page=4
조회 1376 댓글 11 공감 10 / 08.02 /  (94.154)
재미있네요.
08.02 11:05 (69.231)
나이거 들은거 같은데 구 ㄴㅅㅌ아닌가요?
08.02 11:12 (127.66)
ㄴ 아닙니다 자음이 하나도 안 맞네요
08.02 11:30 (94.154)
이글 적은 놈 분명 목해대 출신이다. 아님 아니라고 해봐...ㅋㅋㅋ
08.02 11:15 (3.136)
ㄴ 이글 적은 놈 분명 한해대 출신이다. 아님 아니라고 해봐...ㅋㅋㅋ
08.02 16:00 (147.32)
ㄴ 제가 이글 작성자 아는데 목대,해대 둘다 아닙니다.
08.08 17:42 (39.155)
야그 풀어가는게 진짜 찰지다.  국문과 나왔나?
08.02 11:51 (230.50)
흐미
글면 3,2,1도 있다는겨?

계속 시리즈로 올려보삼
ㅋㅋㅋ
08.03 18:13 (0.190)
일항사를 19년이나 한거면 걍 폐급인데 ㅋㅋㅋㅋㅋㅋ
08.09 21:55 (60.170)
꿀잼이노ㅋㅋ
09.06 21:54 (20.27)
ㅎㅎ 젊은 나이에 여러 경험하셨네요...
10.02 21:59 (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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